2010. 3. 17. 03:02

명동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철 쪽으로 나가는 방향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할머니국수]집은 흔한 분식을 싼 값에 다루는 일반적인 길거리 식당입니다. 그런데 명동에서는 바로 그것이 매력입니다. 이렇게 기본기가 있는 적당한 가격의 분식집을 찾기 쉽지 않거든요.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던 2009년 11월 15일 저녁에 다녀왔습니다.

 

 

 

골목 안으로 바라본 [명동 할머니국수] 정문입니다. 이 골목에서 오래 있었는데, 체인점을 내기 시작한 이후로는 간판을 리뉴얼했습니다. 체인점은 드문드문 볼 수 있고 별난 레시피에 기대고 있던 곳이 아닌 터라 맛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언제난 일정 이상의 사람이 붐비는 곳입니다. 내부는 평범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반찬통이 놓여있습니다.

 

 

 

먹을 만큼 옮겨 담으면 됩니다. 반찬 접시도 체인점 사업 후 간판이 붙어 나옵니다.

 

 

 

식당 간판과 같은 이름의 할머니국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싼 가격(3,000원)인 대신 제일 평범한 잔치국수입니다. 개인적으로 두부국수(3,500원)을 좋아합니다. 별난 재료나 조리 방법을 쓰지는 않지만 싼 가격에 만족스러운 맛을 내는 것이 매력입니다. 두부국수는 부드러운 국거리용 두부를 써서 국수와 잘 어울립니다.

 

 

 

다른 메뉴도 많은데, 많은 사람이 찾는 비빔국수(4,000원)도 시켜보았습니다. 비빔국수를 시키면 두부국수를 조금 내어옵니다.

 

 

 

 

무난한 것이 [명동 할머니국수]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비빔국수는 매우 평범합니다. 지나치게 달지 않게 나오지만, 비빔국수 특유의 텁텁한 고추장 맛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약간 외곽) 명동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분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라 자주 찾는 곳입니다. 어떤 것을 시켜도 무난하고 특히 두부국수가 좋습니다. 약간 느껴지는 조미료 맛을 부드러운 두부조합이 상쇄 시킵니다.

 

위치: 명동로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철역 나오는 길에서 [하동관] 지나자마자 왼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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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3. 9. 02:29

고급 중식집부터 샤오롱바오를 취급하는 딤섬집, 전통적인 스타일의 중국집까지 화교가 직접 차린 중국집이 많은 명동은 서울에서 중국 음식을 먹어보려면 피할 수 없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딘타이펑]과 [꽁시면관]으로 샤오롱바오 인기가 좋습니다만, 명동로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는 [취천루]를 빼놓고 명동의 만두를 얘기하기는 힘듭니다. 추위가 점점 다가오던 2009년 11월 15일 저녁, 따뜻한 만두가 먹고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땅값 비싼 명동로에서 70년 이상 영업하는 곳입니다. 겉모습부터 내부까지 전형적인 중국집입니다. 메뉴는 고기만두와 교자만두, 물만두 세가지를 취급하는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6가지 메뉴가 되는 셈입니다.

 

 

자리가 좋은 곳인데다가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알려져서 손님은 많습니다.

 

 

만두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나오는 반찬과 간장 종지. 일반적인 중국집과 같은 스타일입니다.

 

 

고기만두 1인분. 푸짐하게 나오고 내용물도 좋습니다만 6000원입니다. 내용물을 소고기로 할 경우 500원이 더 비싸집니다. 맛은 별 차이가 없는데다가 중국 음식이라면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가 원래 맛을 낸다 생각하여 돼지고기로 주문했습니다.

 

 

만두피가 두꺼운 만두입니다. 양은 꽤 많은 편입니다.

 

 

이쪽은 교자만두입니다. 가격은 고기만두와 같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이쪽이 더 익숙한 맛이지요.

 

 

마무리가 좋고 속도 맛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권할 만 하고 고기만두보다 더 맛있습니다.

 

오랫동안 꾸준한 수준의 만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이라 다녀왔습니다.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만두 질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내부와 외부 모두 구닥다리 싸구려 식당 분위기이고 서비스도 특별히 좋지 않습니다. 만두 맛은 나쁘지 않지만, 주변에 많이 생겨난 샤오롱바오 전문점 대신 고를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가격과 맛은 아닙니다. 계속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옛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분이나 별나지 않고 기본기가 좋은 교자만두를 먹고 싶은 분에게는 좋겠습니다.

 

위치: 롯데백화점 건너편 명동로 명동 CGV 마주 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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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2. 19. 04:16

통영에서도 [충무김밥] 원조로 알려진 [뚱보할매김밥집]이 제일 유명하기는 하지만, 워낙 특별한 조리가 필요 없는 음식에 본가의 서비스가 보통 이하이고 보니 다른 식당에 눈길이 갑니다. 원조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다듬어 배달 전문으로 체인점을 꾸민 [한일김밥]이 유명하다 하여 찾았습니다. 원조 [뚱보할매김밥집]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함께 통영 [충무김밥] 골목을 이루고 있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2009년 10월 31일에 찾아갔습니다.

 

 

후발 주자답게 깔끔한 정문과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본점이라는 안내처럼 통영 시내에서 몇 개 분점을 더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버스 터미널 주변에 있습니다.

 

 

[충무김밥]이 원래 포장해서 외부에서 먹는 음식이고 [한일김밥]도 포장으로 유명해진 집이라고 합니다만, 건물 자체는 큽니다. 들었던 바와 다르게 1층 내부에도 앉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1인분을 시켜 안에서 먹었습니다.

 

 

일대의 [충무김밥] 식당 가격은 1인분에 4000원으로 거의 같습니다. 가격이 싸지 않은 만큼 좋은 재료로 양념을 아끼지 않은 맛이 먹음직합니다. 원조집에 비해 덜 자극적입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좀 더 표준적인 맛을 찾기 위한 시도인 듯 합니다.

 

 

무 김치도 적당히 익어 시원한 물이 고입니다. 달지 않게 담근 점이 마음에 듭니다.

 

 

가장 단순한 김밥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김과 밥을 비롯 기본 재료가 좋습니다. 고속도로 편의점에서 사먹을 수 있는 수준과는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실내에서 먹은 까닭에 국물 뿐인 된장국을 받았습니다만, 원조집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배달 전문이기 때문인지, 2층 이상에 몰려있기 때문인지, 사람이 한적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양념에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동소이하고, 재료와 (가격에 걸맞는) 조리로 맛을 내는 본토의 격이야 원조나 여기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고압적인 느낌이 강했던 원조에 비해 별다르게 더 친절하지는 않아도 표준화된 서비스를 일상화한 [한일김밥] 쪽이 더 인정을 받아야 할 듯 합니다.

 

장소: 중앙시장 항구 쪽 여객선터미널 앞 거리 광장 맞은 편에서 서호시장 방향으로 1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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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2. 8. 01:58

일반적인 김밥과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마치 가자미 식혜처럼)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을 패닉으로 빠트리는 음식 중 하나인 [충무김밥]은, 일하는 중에 간편하게 식사를 마치려는 뱃사람 상대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금방 한 사람 분량을 포장해 가지고 배를 타고는, 식어도 맛이 변하지 않고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간단하 먹거리였겠지요. 처음으로 [충무김밥]을 만들었다는 곳이 통영 항구 앞에 있는 [뚱보할매김밥집]입니다. 날씨가 화창했던 2009년 10월 31일 낮에 찾아갔네요.

 

 

유명해지긴 한 모양인지, 유래로 전해지는 ‘항구 앞 저잣거리 식당’ 분위기는 아닙니다. 리모델링을 했겠지요. 원래 위치에서 옮겨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서호시장에서 중앙시장 활어회 골목까지 항구를 따라 온통 [충무김밥]집입니다. 원조는 가장 찾기 쉬운 곳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겉모습처럼 가게 내부도 깔끔합니다. 가을철이라 성수기는 아닌 모양인지 주변이 한산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는 계속 손님들이 들어오시더군요. 메뉴는 당연하게도 [충무김밥] 하나만 취급하고, 주말에는 선불이라고 하네요. 서빙은 전체적으로 무뚝뚝합니다. 정확히 할 일만 무표정하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유래를 생각해도 그렇고, 그날의 날씨도 좋아 포장을 해서 먹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일단 식당 안에서 시켜 먹었습니다. 서울에서나 부산에서나 [충무깁밥]의 기본 세팅은 거의 같습니다. 바닥에 식당 로고가 새겨진 포장지를 깔아 줍니다.

 

 

밥을 작게 만 김밥입니다. 밥 상태 무난하고, 김 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1인분에 여덟 조각 나옵니다.

 

 

함께 나온 깍두기와 오징어무침입니다. 워낙 조리법이 뻔한 요리라 원조라고 특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오징어는 말린 맛이 거의 안나고 적당한 식감이 좋습니다. 손님이 많이 오는 만큼 재료 회전이 빨라 기본에서 흔한 [충무김밥]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깍두기도 달지 않고, 시원하게 담갔습니다. 김밥과 잘 어울립니다.

 

 

포장을 하지 않고 식당 안에서 먹으면 건더기가 없는 된장국을 줍니다. 미소처럼 단 맛이 나는 명동이나, 오뎅 국물을 주는 체인점에 비해 달지 않아 [충무김밥]에 잘 어울립니다. 조미료 맛이 조금 느껴집니다만, 엉뚱한 수준은 아닙니다.

 

원조라고 [충무김밥]이 별다를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만, 맛에 있어서는 기본에 충실하게 좋은 재료를 신선하게 사용해 만족스럽습니다. 전체적으로 단맛이 나지 않는 것이 좋네요. 가격은 싸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단출한 구성과 양을 살펴볼 때 1인분 4000원은 높은 가격이지요. 관광지 프리미엄과 원조 프리미엄 만도 아닌 것이 일대 가격이 대부분 동일합니다. 물론 명동의 얼토당토 않은 가격보다는 좋습니다만.

 

무엇보다 서비스가 아쉽습니다. 특별히 불친절하지는 않지만, 손님에게 친절해야겠다는 의지 자체가 결여된 전형적인 기계식 자세로 일관합니다. 뜨내기 손님이 많다고 해도 원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 이래서는 곤란하지요. 무뚝뚝한 것이 경상도 스타일이라고도 합니다만,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는 이상은 이미 경상도식 서빙을 고수할 문제가 아닙니다. 맛에 차이가 없다면, 처음 한 번 이상은 일부러 찾아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위치: 중앙시장 항구 쪽 여객선터미널 앞 거리, 광장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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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