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1. 00:29

서울로 치면 한 때 번화했던 구 시가지에 해당하는 제주시 탑동은, 해변을 바라보는 호텔과 상가가 섞여 있는 곳입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회집도 무척이나 많지요. 하지만 시원한 한 그릇 김치찌개가 먹고 싶을 때 회집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오랜만에 찾은 탑동에 좋은 김치찌개 전문점이 생겼더군요. 봅 햇볕이 조금씩 뜨거워지던 2010년 4월 22일과 5월 27일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지역에서는 유명한 식당인 것 같더군요. 간판이 깔끔해 새로 지은 티가 나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리모델링을 한 지 오래지 않은 모양입니다. 가게 이름부터 [탑동 얼큰한김치찌개]로 김치찌개 전문점이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종업원들은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다루는 메뉴는 단 세 개로, 돼지김치찌개와 참치김치찌개, 비빔국수입니다. 모두 ‘얼큰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습니다. 메뉴 상에는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하고 12,000원부터 시작하지만 한 사람 분량도 팝니다. 가격은 6,000원입니다. 두 사람 이상이 시키는 경우에는 계란찜을 내줍니다.

 

 

기본 반찬으로 세가지가 나옵니다. 보통 김치찌개 전문점은 반찬이 단순한 경우가 많은데, 3찬이면 적당한 수준입니다. 반찬 하나하나를 정갈하게 준비해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상 한 쪽 편에는 김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김치찌개를 밥과 비벼 먹을 때 쓰라는 의도입니다. 먹은 방식은 [새마을식당]이나 [현대기사식당]과 흡사합니다.

 

 

밥은 싸구려 중국 찐쌀을 쓰지 않았습니다. 밥과 함께 커다란 대접이 준비되고, 여기에 김치찌개와 밥을 김을 곁들여 비벼 먹으면 됩니다.

 

 

돼지김치찌개 1인분 입니다. 김치 맛에다 매운 양념을 추가해 얼큰하게 만드는 스타일인데, 그리 맵지는 않습니다. 콩나물이 적절하게 들어가 청량감이 듭니다.

 

 

참치김치찌개 1인분 입니다. 통조림 참치를 썼습니다. 맛은 수준급인데, 끓여 먹는 맛으로 볼 때 돼지김치찌개 쪽이 더 맛있습니다. 돼지고기보다 참치 캔을 선호하거나, 참치 캔의 경쾌한 맛이 좋은 사람이라면 참치김치찌개 쪽이 더 좋겠습니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석대로 조리한 [탑동 얼큰한김치찌개]는 서울에 있었어도 이름을 날리는 식당이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서울 최고 수준의 [광화문집]이나 [은주정] 수준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버금가는 맛을 내는데다 오랫동안 알려진 서울의 김치찌개 전문점에 비해 깔끔하고 잘 정돈된 인테리어가 우위입니다. 무엇보다 단정한 종업원들의 복장과 친절함에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취재를 위해 두 번 방문했고 그 전후로도 몇 번 다녀갔습니다만, 종업원들이 손님을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해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서울 최고 수준 맛에 걸걸한 시장식 구수한 접대를 하는 [은주정]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고 깔끔한 접대를 원하는 쪽이라면 [탑동 얼큰한김치찌개]가 한 수 위입니다. 형편없는 접대 매너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광화문집]하고는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위치: 제주시 탑동, 탑동로 맥도날드 맞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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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