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0. 23:55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 역 4거리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오래된 식당 [장수우렁된장]이 있습니다. 주인 내외가 운영하고 휴일에는 쉬며 자리는 4개 남짓 작은 식당인데,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고정팬이 많은 곳입니다. 저녁식사를 기다렸던 2010년 5월 19일에 다녀왔습니다.

 

 

간판에 보이는 우렁된장이 간판 메뉴고, 다른 메뉴라고 해봐야 다슬기탕과 들깨순두부까지 합쳐 3가지 선택 뿐입니다. 남다른 존재감이 느껴지지요?

 

 

모든 메뉴 가격이 5천원으로 같은 서민 식당답게 내부가 그리 깔끔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분위기가 정감 가는 분들 많을 겁니다. 식사 시간에는 항상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간판 메뉴인 우렁된장입니다. 된장찌개라기 보다는 짭짤하게 간을 해 밥에 비벼 먹는 강된장 스타일입니다.

 

 

재료를 많이 쓰지 않는 대신 맛을 최고로 살려내는 노하우가 있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메뉴를 다루는 식당에 비해 맛이 월등합니다.

 

 

강장이기 때문에 콩나물국이 함께 나옵니다.

 

 

비교적 최신 메뉴인 들깨순두부도 주문하였습니다. 가격은 같습니다.

 

 

일반적인 순두부국에 비해 적지만, 꼭 필요한 재료를 맛깔나게 조리해 들깨의 고소한 맛과 순두부의 조합이 아주 좋습니다. 달걀과 쇠고기, 해물이 더 들어간 풍성한 맛의 순두부국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없는 부추무침을 비롯해 4가지 반찬이 함께 나옵니다. 다른 식당에도 흔한 반찬입니다만, 뭐 하나 떨어지지 않고 일정 이상 손맛이 좋아 먹기 좋습니다. 일부 식당처럼 손이 가지 않는 반찬을 구색맞추기로 내놓지 않는 점에서 내공이 느껴집니다. 가볍게 한 끼 먹는 서민 식당으로 더할 나위가 없는 곳입니다.

 

위치: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 7번이나 8번 출구에서 숭실대 방향으로 가면 만나는 봉천 4거리 우측 봉천동 먹자골목 들어가자마자 오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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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11. 20. 23:34

봄 음식 중에 새로 난 죽순을 버무려 만든 새콤달콤한 죽순회는 단연 별미입니다. 문제는 죽순회로 이름을 날리는 식당이 담양 일대에 제일 많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서울이 좋은 점은, 전국에 이름을 날리는 음식을 다루는 식당이 하나쯤은 어딘가에 있다는 점이 아니겠어요? 사당역 사거리에 있는 [담양죽순추어탕]에 2010년 5월 16일에 찾아가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사당 사거리 큰길에 있는데다 크기도 큰 식당이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드물게 죽순회를 취급하는 곳이라 다른 선택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실내가 깨끗하고 넓어 찾는 맛이 납니다.

 

 

자리를 잡기가 무섭게 깔끔하게 물수건과 시루떡을 내오는 센스가 첫인상을 좋게 합니다.

 

 

깨끗하고 넓은 실내만큼이나 탁자도 정리가 잘 되어있고, 청결합니다. 토속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뿐 아니라 서울 시내 대중음식점 중에서도 상위권에 들 만 합니다.

 

 

반찬을 내옵니다. 주문한 추어탕에 넣을 양념을 빼면 단촐한 구성인데, 깔끔하게 적당량을 내오는데다 손맛을 알기 쉬운 겉절이와 갓김치는 매우 맛깔 나서, 이 식당의 솜씨를 짐작하게 합니다.

 

 

본토에 비해서도 그리 밀리지 않는 신선한 죽순회, 가격은 13,000원이고 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재료를 아끼지 않고 선도가 좋아 새콤하고 향긋한 맛이 잘 살아납니다.

 

 

개별 메뉴로 시킨 죽순추어탕입니다. 특 메뉴가 아닌 경우 8,000원인데 제목처럼 죽순의 향긋함이 잘 느껴지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미꾸라지를 갈아서 낸 깊은 맛과 자극적인 양념 맛의 조화가 매우 좋아서 최고는 아닐지라도 장안에 내놓을 만한 추어탕 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접근하기 좋은 위치와 청결함, 내공 있는 손맛과 보기 힘든 죽순 음식이라는 점에서 첫 손에 꼽을 만한 향토음식점입니다.

 

위치: 사당역 6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 바로 왼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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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6. 13. 14:22

갈비집에서 마무리 식사로 냉면이 나오면, 시원한 냉면발에 남은 갈비를 돌돌 말아 먹는 맛이 아주 별미입니다. 싼 값에 냉면을 시키면 돼지갈비를 구워서 내주는 식단이 요즘 여기저기 생기고 있지요. 그 중 이런 메뉴의 원조 중 하나로 꼽히는 신림동 육쌈냉면에 잘 느껴보면 조금 덥기도 했던 2010년 3월 24일에 다녀왔습니다.

 

 

큰 길에서 골목 바로 안쪽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신림동 사거리에서 유명한 순대촌과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요즘은 체인점이 여기저기 생겼습니다만, 원조는 본점이 이 곳입니다.

 

 

날이 그리 덥지 않았던 3월에도 1층에 사람이 가득합니다. 끼니 때를 맞추어 가면 줄 설 각오를 해야 합니다. 한창 더운 여름에는 더 하겠지요.

 

 

새로 공사한 2층은 깔끔하고 창문도 시원하게 뚫려있어 훨씬 아득합니다. 그러나 2층 올라오기 쉽지 않습니다. 청소가 곤란하기 때문인지 1층이 수습 곤란할 정도로 손님이 가득 차고 줄도 엄청나게 길어지지 않으면 2층을 쓰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님이 한참 많을 때는 1층에 손님이 가득 하고, 아르바이트 생도 엄청 많으며(그 중 절반 이상은 빠쁘게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줄 밖에는 열 명 안 쪽의 사람들이 줄을 서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저렴한 가격에 나쁘지 않은 맛에도 불구하고 [육쌈냉면]의 가장 큰 문제는 손님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저열한 서비스 정신입니다.

 

 

양념통에는 기본적인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관리 상태는 양호한 편입니다. 종업원을 엄청나게 쓰는데 양념통이라도 깨끗하지 않으면 곤란하겠지요.

 

 

물냉면을 시켜 보았습니다. 물론 제대로 육수를 내고 메밀맛이 선명한 면을 쓰는 진짜 냉면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격이 5000원도 안 되는(4800원, 곱배기 5500원) 가격에 돼지갈비를 함께 주는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맛입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진짜는 비빔냉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셀프 서비스로 온수통에서 육수를 받아 마시며 기다리면 돼지갈비 한 도마와 함께 나옵니다.

 

 

돼지갈비는 미리 구워서 내주기 때문에 적당히 먹기 좋은 상태입니다.

 

 

비빔냉면 역시 먹음직합니다. 가격대비 훌륭한 수준입니다. 돼지갈비와 함께 먹으면 텁텁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빔냉면을 시킨 후 테이블에 있는 냉 육수를 부어줍니다.

 

 

비슷한 메뉴를 하는 신천 [해주냉면]이나 동대문 [깃대봉냉면]도 그렇지만, 이런 냉면집에서 진짜는 냉 육수를 부은 비빔냉면입니다. 맛있지만 최고는 아닌 육수의 적당한 맛과 냉면의 매콤함을 둘 다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식당입니다. 그러나 형편없는 서비스가 점수를 대부분 갉아 먹습니다. 저렴한 식당에서 훌륭한 서비스를 바라지 못하는 것이야 당연합니다만, [육쌈냉면]은 정도가 심합니다. 종업원들이 손님이 옆에 있는 자리에서 개인적인 잡담을 나누며, 손님의 불편함을 먼저 신경 쓰지 않고 앙상한 매뉴얼대로만 움직입니다. 비슷하게 저렴한 메뉴로 유명한 식당에서도 주인이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경우 최소한의 배려와 매너가 있는 법인데, 그런 것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 대신 서비스가 프로페셔널하지도 않습니다. 직접 보러 간 날에 먼저 시킨 손님과 나중에 시킨 손님도 가리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만 두 번이나 볼 수 있었습니다. 물냉면을 시켰던 날에는 기다리는 동안 온수기에서 육수를 받았는데 컵이 육수의 고온에 갈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뜨거운 육수가 묻은 손님 손을 걱정하는 종업원은 하나도 없고 온수기 아래를 닦기 바쁘더군요.

 

젊은(이라고 쓰고 ‘주머니 얇은 어린’이라 읽는다) 층이 많은 동네에서 오래 장사하다 형편없는 서비스가 굳은 듯 합니다. 까탈스러운 손님이 좀 더 많은 지역이라면 이렇게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지요. 분점 중에는 서비스가 좋은 곳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본점이 이러니 말은 다했지요.

 

위치: 신림역에서 서울대 방향으로 가는 대로에서 순대 골목 지나 두번째 골목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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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