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7. 21:35

제부도 팬션에서 하루를 묵으며 화성시 관계자에게서 맛있게 먹을 만한 횟집을 추천 받았습니다. 그래서 찾아가게된 [그린횟집]. 창가 앞으로 제부도 바닷가가 펼쳐져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지만, 때마침 날씨가 흐려 비까지 보슬 거린 날씨로 순전히 먹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 2010년 2월 8일 다녀왔습니다.

 

 

제부도 순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있습니다. 제부도 입구처럼 횟집이 즐비하지는 않지만, 순환도로 주변에는 큼직한 횟집이 여럿 있었지요.

 

 

비에 젖은 몸을 따뜻하게 한 조개탕으로 한 상 차림이 시작합니다.

 

 

여러가지 반찬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다른 횟집과 특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흔히 그렇듯, 횟집 전채 요리는 샐러드로 마무리되지요. 한치와 관자로 만든 회 샐러드입니다.

 

 

샐러드를 먹으니, 조개와 해삼, 멍게, 개불 등이 전채 요리로 나옵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흔히 깔리는 쌈장과 콘샐러드.

 

 

모듬회가 나왔습니다. 종류별로 생선회가 제공됩니다. 별다르지는 않지만 신선도가 좋은 편입니다.

 

 

모듬회를 다 먹어 갈 때쯤, 후식이 나옵니다. 다채로운 음식은 푸짐해서 마음에 드네요.

 

 

한국 사람이 횟집에서 회로만 마무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매운탕으로 식사를 마무리 합니다. 매운탕도 다른 곳과 다르지 않은 흔한 맛입니다. 강한 매운 맛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지요.

 

무난한 횟집입니다. 회심의 메뉴이니 만큼 푸짐하고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드네요. 제부도에서 하루를 지낼 때 찾을 만한 곳입니다.

 

위치: 제부도 순환도로 서쪽 가운데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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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3. 24. 02:47

경기도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레저용 요트를 접안하는 마리나 시설입니다. 현재는 계획 중이지만, 화성시 전곡항에는 이미 조그마한 마리나가 들어와 있습니다. 한적한 항구에 마리나도 붐비는 곳이 아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횟집이 넘치는 가까운 제부도와 다르게, 아담한 식당 몇이 늘어서 있던 전곡항에 2010년 2월 8일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 아니라 한적하지만, 찾아간 횟집은 꽤 큰 건물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평일 낮 시간에 찾아 손님이 없었습니다.

 

 

점심식사로 우럭매운탕 정식을 시키고 기다립니다. 개인별로 밥과 물수건, 물컵이 나옵니다.

 

 

반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손맛이 있고 먹음직합니다. 전체적으로 조금 단맛이 있지만 어색한 정도는 아닙니다.

 

 

반찬으로 양념게장과 간장게장도 나옵니다. 알이 여문 꽃게는 아니라, 양념게장 쪽이 조금 더 맛있습니다.

 

 

서해안에 왔음을 확인하는 간재미 회무침. 주 메뉴인 우럭매운탕에 이어 두번째 간판이라 할 만 합니다. 이 시기의 서해안이 그런 것처럼 재료가 좋고, 매콤달콤하게 잘 무쳤습니다.

 

 

본 메뉴인 우럭매운탕입니다. 서더리로 끓인 것이 아닌 덕분에 우럭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맵게 조리를 해서 다른 횟집과 별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시원하게 먹기엔 그만입니다.

 

위치: 전곡항 마리나 입구에서 20미터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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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3. 21. 16:31

온갖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명동은 분식류의 가벼운 음식을 찾는 손님이 많은 곳입니다. 그렇다고 묵직한 안주에 술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요. 퍼시픽 호텔 방향에는 그런 술 손님들을 기다리는 식당이 제법 있습니다. 그 중 (식당이 겨우 2개 뿐이라 조금 민망하지만) 족발 골목을 이루는 집 중 하나인 [뚱뚱이족발]에 추위가 가시지 않은 2010년 2월 3일에 다녀왔습니다.

 

 

골목을 지키며 오래 장사해서 꾸준히 찾는 손님이 많은 곳입니다. 족발을 먹고 싶으나 장충동까지는 가기 귀찮은 일본 관광객이(나 한국 사람들도) 찾는 골목이기도 하지요.

 

 

정리를 앞 둔 11시 경에 찾았는데도 손님들이 제법 있는 편이었습니다.

 

 

내부 장식과 식탁은 무난한 구닥다리 식당 스타일입니다. 족발 中 자를 시키니 물수건을 내옵니다.

 

 

일반적으로 족발을 시키면 맑은 콩나물국을 내주는 족발집이 많은데, 배추와 콩나물을 넣어 달짝지근한 된장국을 개별적으로 내줍니다. 달달하게 미소 비슷한 맛을 내는 국물을 개인마다 내주는 것은 일본 손님들을 의식한 세팅이 아닌가 합니다.

 

 

보쌈도 함께 취급하는지라 김치가 신선하고 씹히는 맛이 시원합니다. 조금 달긴 한데 근래 많은 식당에서 내오는 김치가 그러하니 이 집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상추는 신선하고 크기도 적당합니다.

 

 

고추는 큼직하지만 맵지 않고, 마늘은 통마늘을 그대로 내옵니다. 개인적으로 맵지 않은 고추를 좋아해 괜찮았습니다만, 마늘의 경우에는 젓가락만 가진 손님이 먹기는 힘들겠네요. 배려가 아쉽습니다.

 

 

족발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부추를 양념해 내줍니다. 명동 족발 골목의 족발집들은 부추를 함께 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빠질 수 없는 새우젓. 찍어 먹기 좋게 양념했습니다.

 

 

주문한 족발(中)이 나왔습니다. 육질은 무난하고, 잡내 없이 삶아 먹기 좋습니다. 양은 가격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장충동이야 원조 명성으로 뻥튀기 가격을 받는 곳이니 그렇다 치고, 공덕동이야 많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니 그렇다 쳐도, 일반적인 족발에 비하면 30%가량 비싼 반면에 엄청나게 인상적인 맛은 아닙니다. 비슷한 가격대에 훨씬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은 족발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으니까요.

 

비교적 깔끔하고, 나쁘지 않은 족발을 내는 곳입니다. 손님이 많아 재료 회전이 빠르다보니 신선도도 좋은 편이고요. 하지만 받는 가격을 생각할 때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내부와 식기는 그저 그렇고, 위생은 종로 골목의 족발집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빼어난 편도 아니고, 무엇보다 건성건성인 서비스가 나쁜 편입니다. 가격은 명동 프리미엄이 있고, 서비스는 명동과 동떨어진 느낌이네요. 명동 근방에서 족발을 너무나 먹고 싶을 때 찾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일부러 찾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위치: 명동 퍼시픽 호텔 정면에서 좌측 골목으로 10미터 쯤 올라가다 보면 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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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17. 03:02

명동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철 쪽으로 나가는 방향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할머니국수]집은 흔한 분식을 싼 값에 다루는 일반적인 길거리 식당입니다. 그런데 명동에서는 바로 그것이 매력입니다. 이렇게 기본기가 있는 적당한 가격의 분식집을 찾기 쉽지 않거든요.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던 2009년 11월 15일 저녁에 다녀왔습니다.

 

 

 

골목 안으로 바라본 [명동 할머니국수] 정문입니다. 이 골목에서 오래 있었는데, 체인점을 내기 시작한 이후로는 간판을 리뉴얼했습니다. 체인점은 드문드문 볼 수 있고 별난 레시피에 기대고 있던 곳이 아닌 터라 맛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언제난 일정 이상의 사람이 붐비는 곳입니다. 내부는 평범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반찬통이 놓여있습니다.

 

 

 

먹을 만큼 옮겨 담으면 됩니다. 반찬 접시도 체인점 사업 후 간판이 붙어 나옵니다.

 

 

 

식당 간판과 같은 이름의 할머니국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싼 가격(3,000원)인 대신 제일 평범한 잔치국수입니다. 개인적으로 두부국수(3,500원)을 좋아합니다. 별난 재료나 조리 방법을 쓰지는 않지만 싼 가격에 만족스러운 맛을 내는 것이 매력입니다. 두부국수는 부드러운 국거리용 두부를 써서 국수와 잘 어울립니다.

 

 

 

다른 메뉴도 많은데, 많은 사람이 찾는 비빔국수(4,000원)도 시켜보았습니다. 비빔국수를 시키면 두부국수를 조금 내어옵니다.

 

 

 

 

무난한 것이 [명동 할머니국수]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비빔국수는 매우 평범합니다. 지나치게 달지 않게 나오지만, 비빔국수 특유의 텁텁한 고추장 맛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약간 외곽) 명동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분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라 자주 찾는 곳입니다. 어떤 것을 시켜도 무난하고 특히 두부국수가 좋습니다. 약간 느껴지는 조미료 맛을 부드러운 두부조합이 상쇄 시킵니다.

 

위치: 명동로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철역 나오는 길에서 [하동관] 지나자마자 왼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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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9. 02:29

고급 중식집부터 샤오롱바오를 취급하는 딤섬집, 전통적인 스타일의 중국집까지 화교가 직접 차린 중국집이 많은 명동은 서울에서 중국 음식을 먹어보려면 피할 수 없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딘타이펑]과 [꽁시면관]으로 샤오롱바오 인기가 좋습니다만, 명동로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는 [취천루]를 빼놓고 명동의 만두를 얘기하기는 힘듭니다. 추위가 점점 다가오던 2009년 11월 15일 저녁, 따뜻한 만두가 먹고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땅값 비싼 명동로에서 70년 이상 영업하는 곳입니다. 겉모습부터 내부까지 전형적인 중국집입니다. 메뉴는 고기만두와 교자만두, 물만두 세가지를 취급하는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6가지 메뉴가 되는 셈입니다.

 

 

자리가 좋은 곳인데다가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알려져서 손님은 많습니다.

 

 

만두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나오는 반찬과 간장 종지. 일반적인 중국집과 같은 스타일입니다.

 

 

고기만두 1인분. 푸짐하게 나오고 내용물도 좋습니다만 6000원입니다. 내용물을 소고기로 할 경우 500원이 더 비싸집니다. 맛은 별 차이가 없는데다가 중국 음식이라면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가 원래 맛을 낸다 생각하여 돼지고기로 주문했습니다.

 

 

만두피가 두꺼운 만두입니다. 양은 꽤 많은 편입니다.

 

 

이쪽은 교자만두입니다. 가격은 고기만두와 같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이쪽이 더 익숙한 맛이지요.

 

 

마무리가 좋고 속도 맛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권할 만 하고 고기만두보다 더 맛있습니다.

 

오랫동안 꾸준한 수준의 만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이라 다녀왔습니다.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만두 질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내부와 외부 모두 구닥다리 싸구려 식당 분위기이고 서비스도 특별히 좋지 않습니다. 만두 맛은 나쁘지 않지만, 주변에 많이 생겨난 샤오롱바오 전문점 대신 고를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가격과 맛은 아닙니다. 계속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옛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분이나 별나지 않고 기본기가 좋은 교자만두를 먹고 싶은 분에게는 좋겠습니다.

 

위치: 롯데백화점 건너편 명동로 명동 CGV 마주 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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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2. 24. 03:28

서울에서도 [따로국밥]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스타일은 여기저기 흔적으로 남아있지만요. 서울의 [따로국밥] 역시 유래는 한국전쟁 때 서울로 올라온 대구 사람들이었다고 하죠. 화창한 하늘이 볼 만 했던 2009년 11월 1일 가을에 대구에서도 원조로 꼽힌다는 [국일따로국밥]에 다녀왔습니다.

 

 

대구 시내 중심가인 중앙로 큰길에 위치하고 있고 건물로 큼지막하게 지어 찾기 쉬웠습니다. 전통을 말해 주듯 새 간판 뒤쪽으로 옛 간판을 남겨 놓았고, 입구 한 귀퉁이에는 [국일따로국밥]을 시작한 1946년이 새겨져 있더군요.

 

 

해장 삼아 휴일 아침에 찾아서인지 손님이 많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있었고, 식당 위치와 내부 분위기로 보건데, 평일에는 손님이 많을 법 합니다.

 

 

유일한 메뉴 [따로국밥]을 시킵니다. (메뉴는 세가지로 따로국밥, 특 따로국밥, 따로국수입니다. 따로국밥은 5000원입니다.) 신선한 재료를 충분한 시간 끓여 부드럽고 맛이 깊습니다. 잘 익은 야채가 약간의 단맛을 느끼게 하며 생각보다 자극적인 맛은 아닙니다. 구수한 맛은 없습니다만, 화학조미료 맛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입니다. 서울에서 먹은 [따로국밥]도 비슷한 맛인 것을 보면, 지역과 시간의 차이에도 맛은 크게 변하지 않았나 추리해 봅니다.

 

 

당연히 밥은 “따로”나옵니다.

 

 

취향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도록 부추가 나옵니다.

 

 

고깃국을 파는 집이 김치가 맛없으면 큰일이지요. 김치는 무난하고 신선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김치보다는 깍두기가 인상적입니다. [하동관] 등에서 볼 수 있는 국물 많은 서울식은 아니지만 시원하고 신선하게 관리가 되어있습니다.

 

맛은 서울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따로국밥] 전문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마음에 듭니다. 세월과 장소를 넘어 원조를 만난 느낌입니다. 오랫동안 손님을 받아 장사하고 명성을 쌓은 식당 특유의 여유와 깔끔한 식당 관리가 믿음직합니다. 재료와 반찬이 신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대구에서 한 끼 밥이 생각나거나 해장을 원할 때 찾아볼 만 한 식당입니다.

 

위치: 중앙로 큰길 흥국생명 옆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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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9. 04:16

통영에서도 [충무김밥] 원조로 알려진 [뚱보할매김밥집]이 제일 유명하기는 하지만, 워낙 특별한 조리가 필요 없는 음식에 본가의 서비스가 보통 이하이고 보니 다른 식당에 눈길이 갑니다. 원조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다듬어 배달 전문으로 체인점을 꾸민 [한일김밥]이 유명하다 하여 찾았습니다. 원조 [뚱보할매김밥집]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 함께 통영 [충무김밥] 골목을 이루고 있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2009년 10월 31일에 찾아갔습니다.

 

 

후발 주자답게 깔끔한 정문과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본점이라는 안내처럼 통영 시내에서 몇 개 분점을 더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버스 터미널 주변에 있습니다.

 

 

[충무김밥]이 원래 포장해서 외부에서 먹는 음식이고 [한일김밥]도 포장으로 유명해진 집이라고 합니다만, 건물 자체는 큽니다. 들었던 바와 다르게 1층 내부에도 앉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1인분을 시켜 안에서 먹었습니다.

 

 

일대의 [충무김밥] 식당 가격은 1인분에 4000원으로 거의 같습니다. 가격이 싸지 않은 만큼 좋은 재료로 양념을 아끼지 않은 맛이 먹음직합니다. 원조집에 비해 덜 자극적입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좀 더 표준적인 맛을 찾기 위한 시도인 듯 합니다.

 

 

무 김치도 적당히 익어 시원한 물이 고입니다. 달지 않게 담근 점이 마음에 듭니다.

 

 

가장 단순한 김밥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김과 밥을 비롯 기본 재료가 좋습니다. 고속도로 편의점에서 사먹을 수 있는 수준과는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실내에서 먹은 까닭에 국물 뿐인 된장국을 받았습니다만, 원조집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배달 전문이기 때문인지, 2층 이상에 몰려있기 때문인지, 사람이 한적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양념에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동소이하고, 재료와 (가격에 걸맞는) 조리로 맛을 내는 본토의 격이야 원조나 여기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고압적인 느낌이 강했던 원조에 비해 별다르게 더 친절하지는 않아도 표준화된 서비스를 일상화한 [한일김밥] 쪽이 더 인정을 받아야 할 듯 합니다.

 

장소: 중앙시장 항구 쪽 여객선터미널 앞 거리 광장 맞은 편에서 서호시장 방향으로 1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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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2. 8. 01:58

일반적인 김밥과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마치 가자미 식혜처럼)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을 패닉으로 빠트리는 음식 중 하나인 [충무김밥]은, 일하는 중에 간편하게 식사를 마치려는 뱃사람 상대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금방 한 사람 분량을 포장해 가지고 배를 타고는, 식어도 맛이 변하지 않고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간단하 먹거리였겠지요. 처음으로 [충무김밥]을 만들었다는 곳이 통영 항구 앞에 있는 [뚱보할매김밥집]입니다. 날씨가 화창했던 2009년 10월 31일 낮에 찾아갔네요.

 

 

유명해지긴 한 모양인지, 유래로 전해지는 ‘항구 앞 저잣거리 식당’ 분위기는 아닙니다. 리모델링을 했겠지요. 원래 위치에서 옮겨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서호시장에서 중앙시장 활어회 골목까지 항구를 따라 온통 [충무김밥]집입니다. 원조는 가장 찾기 쉬운 곳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겉모습처럼 가게 내부도 깔끔합니다. 가을철이라 성수기는 아닌 모양인지 주변이 한산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는 계속 손님들이 들어오시더군요. 메뉴는 당연하게도 [충무김밥] 하나만 취급하고, 주말에는 선불이라고 하네요. 서빙은 전체적으로 무뚝뚝합니다. 정확히 할 일만 무표정하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유래를 생각해도 그렇고, 그날의 날씨도 좋아 포장을 해서 먹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일단 식당 안에서 시켜 먹었습니다. 서울에서나 부산에서나 [충무깁밥]의 기본 세팅은 거의 같습니다. 바닥에 식당 로고가 새겨진 포장지를 깔아 줍니다.

 

 

밥을 작게 만 김밥입니다. 밥 상태 무난하고, 김 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1인분에 여덟 조각 나옵니다.

 

 

함께 나온 깍두기와 오징어무침입니다. 워낙 조리법이 뻔한 요리라 원조라고 특별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오징어는 말린 맛이 거의 안나고 적당한 식감이 좋습니다. 손님이 많이 오는 만큼 재료 회전이 빨라 기본에서 흔한 [충무김밥]집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깍두기도 달지 않고, 시원하게 담갔습니다. 김밥과 잘 어울립니다.

 

 

포장을 하지 않고 식당 안에서 먹으면 건더기가 없는 된장국을 줍니다. 미소처럼 단 맛이 나는 명동이나, 오뎅 국물을 주는 체인점에 비해 달지 않아 [충무김밥]에 잘 어울립니다. 조미료 맛이 조금 느껴집니다만, 엉뚱한 수준은 아닙니다.

 

원조라고 [충무김밥]이 별다를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만, 맛에 있어서는 기본에 충실하게 좋은 재료를 신선하게 사용해 만족스럽습니다. 전체적으로 단맛이 나지 않는 것이 좋네요. 가격은 싸다고 할 수 없겠습니다. 단출한 구성과 양을 살펴볼 때 1인분 4000원은 높은 가격이지요. 관광지 프리미엄과 원조 프리미엄 만도 아닌 것이 일대 가격이 대부분 동일합니다. 물론 명동의 얼토당토 않은 가격보다는 좋습니다만.

 

무엇보다 서비스가 아쉽습니다. 특별히 불친절하지는 않지만, 손님에게 친절해야겠다는 의지 자체가 결여된 전형적인 기계식 자세로 일관합니다. 뜨내기 손님이 많다고 해도 원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 이래서는 곤란하지요. 무뚝뚝한 것이 경상도 스타일이라고도 합니다만,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는 이상은 이미 경상도식 서빙을 고수할 문제가 아닙니다. 맛에 차이가 없다면, 처음 한 번 이상은 일부러 찾아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위치: 중앙시장 항구 쪽 여객선터미널 앞 거리, 광장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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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2. 4. 01:28

통영에 가면 세가지는 반드시 먹어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술 한 병에 안주가 따라나오는 다찌, 통영 뱃사람을 상대로 처음 출발한 충무김밥, 그리고 바로 시락국입니다. 시락국이란 장어를 갈아 만든 밑국물에 시래기를 넣은 통영 고유 음식입니다. 아마도 시래기국의 통영 사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을이 여물어 가는 2009년 10월 31일 아침, 해장 삼아 방문했습니다.

 

 

통영 서호시장 입구에 위치한 [원조시락국]을 찾았습니다. 통영을 돌아다니면 시락국을 하는 식당은 여럿 있습니다만, 원조로 꼽는 집은 이곳이라죠. 오래된 만큼 TV에서도 방송되었다는 광고 간판이 따로 붙어 있습니다. 원조 식당이 있으면 주변에 원조를 자처하는 식당이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특이하게도 주변에 시락국만 하는 식당은 [원조시락국] 밖에 없는데다 한창 바쁜 시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부는 단출하게 바(bar) 형식의 좌석이 두 개 마련되어 있으며, 한 쪽은 조리를 직접 대접 받는 쪽이고 다른 쪽은 가져다 주는 쪽입니다. 반찬을 덜 수 있는 반찬통이 길게 늘어서 있고, 양념과 식기, 반찬 종지가 개인별로 가져가 쓸 수 있게 놓여 있습니다. 다루는 메뉴는 시락국 밖에 없으니 음식을 제외하면 주인의 서비스가 따로 필요없는 구조입니다.

 

 

원하는 만큼 반찬을 가져갈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반찬 상태는 대부분 좋은 편이고 10가지 반찬을 반복해서 배치한 구조입니다. 반찬 별로 덜어 먹을 수 있는 집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서비스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위생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문한 공기밥과 시락국이 나왔습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예전에 [원조시락국]에 들렀던 다른 블로그에서는 “국물이 필요하면 계속 드립니다”라는 국물 무한 리필이나, 메뉴가 따로국밥과 말이국밥으로 구분된다는 소개가 있었으나, 2009년 10월 31일 기준에서 그런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막상 시락국은 장어전문점에서 전채로 나오는 국물이나 잘 만든 추어탕처럼 장어의 풍미가 짙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조금 진한 맛이 나는 시래기국이라는 느낌입니다. 과도한 기대가 없다면 해장으로 즐길 만 하고, 강한 맛이나 깊은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좋은 맛이며, 훌륭한 서비스보다는 적은 종업원에 맞춘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입니다. 여행객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는 힘들겠지만, 주변에 사는 분들이 가볍게 먹을 만한 끼니나 경쾌한 해장으로는 충분합니다.

 

위치: 서호시장 입구 통영 농협공판장 맞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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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lanticanus
2010. 1. 31. 22:20

전라도 음식이 맛깔스럽고, 경상도는 맵고 짜 먹기 즐겁지 않다는 통설이 있긴 하지만 반드시 옳지는 않습니다. 음식의 풍미란 본래 그 지역 음식 재료의 풍성함에 달려있는데, 곡창지대인 전라도에 비해 경상도가 음식 맛에 불리하기는 해도 모든 지역이 그렇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잘 나가는 어촌이었던 통영 쯤 되면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통영에서 유명한 ‘다찌’집. 일본어에서 빌려온 단어인 ‘다찌’는 통영에서 술 한 병에 일정 금액(보통 만원)을 받고 알아서 안주를 내주는 전통적인 주점을 뜻합니다. 막걸리 한 주전자에 일정 금액을 받고 알아서 안주를 내주는 전주식이나 마산 통술과 비슷한 셈이죠. 그 때 그 때 내오는 안주는 계절에 가장 맛이 좋은 재료를 주방에서 자신있는 조리법으로 다룬 것으로, 안주에 대한 주문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술이 주문일 뿐. 여러 해 전, 통영 지인에게 소개 받았던 [울산집다찌]에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가을이 한창을 넘어가던 2009년 10월 30일 저녁입니다.

 

 

그 사이 많이 유명해졌는지, 입구에 TV 방영 광고가 보입니다. 다찌집은 원래 술 한 병에 일정 금액을 받았습니다만, 외지인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서 처음 시킬 때 4병 이상을 시켜야 합니다. 최소한 4만원이 필요한 셈이죠. 소주나 맥주를 포함한 여러 조합으로 시킬 수 있는데, 이 날은 소주를 주문했습니다.

 

 

하얀색 플라스틱 양동이에 소주가 얼음과 함께 담겨 나옵니다. 한 병을 테이블로 꺼낸 후 찍었습니다. 그 사이 가격이 올라 4만원 기본은 없어졌습니다. 기본 다찌를 5만원에 주문합니다.

 

 

주 안주가 나오기 전에 조개국과 함께 기본 상차림이 깔립니다. 여전히 맛있습니다만, 가격이 올라 예전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술을 마시며 친해진 옆 테이블 통영 어르신들이 다른 다찌집을 추천하십니다. 다음 번 방문에는 그 곳을 찾아가봐야겠습니다.

 

기본 상차림에 포함된 문어 숙회.

 

양미리가 조림으로 나옵니다.

 

연이어 구운 굴이 나옵니다.

 

가울에는 역시 대하를 빼놓을 수 없지요.

 

어촌에서 회를 빼놓을 리 없지요. 가을이니 전어를 포함한 회가 한 접시 나옵니다.

 

소주 한 병을 더 시켰을 때, 안주가 떨어져가자 오징어 한 마리를 통째로 회로 내옵니다.

 

내장은 따로 삶아 주십니다.

 

예전의 추억을 길잡이 삼아 통영에 들러 다찌집을 찾았습니다. 계절 재료를 솜씨있게 손질해 맛깔나는 안주로 내주는 것은 여전합니다만, 높아진 가격과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서비스가 이제는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통영에서만 찾을 수 있는 술집일 때는 경상남도 특유의 무뚝뚝함도 지역색의 일부였지만, 지금처럼 방송세를 등에 업고 영업을 하는 식당의 서비스로는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음부터는 (어르신들이 추천해주신) 다른 다찌집을 방문하거나, 좀 더 저렴한 ‘반다찌’집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위치: 충무교 아래 바다를 따라 회집이 즐비한 길에서 해저터널 가기 전 끝

 


큰 지도에서 골목원정대 보기
Posted by Atlanticanus